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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IPTV사업자는 합리성을 가장하여 사업 리스크를 콘텐츠 영역으로 떠넘기려는 일방적 시도를 중단하라!
2024-02-05

IPTV사업자는 합리성을 가장하여 사업 리스크를

콘텐츠 영역으로 떠넘기려는 일방적 시도를 중단하라!


2024. 2. 5.

 

IPTV 3사는 지난 119<IPTV 사업자의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이하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을 공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작년 9IPTV 3사의 재허가 연장을 승인하면서 부관조건으로 유료방송시장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콘텐츠사용료 배분을 위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한 콘텐츠사용료 산정기준과 절차의 마련을 제시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이다. 곧이어 126일 한국IPTV방송협회(이하 ‘IPTV협회)는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의 적용에 따라 이에 협조하라는 공문을 지상파 3사에 발송했다.

 

한국방송협회(이하 협회’)는 본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이 대외적 명분과는 달리 철저히 IPTV사업자의 핵심 이익에만 부합하며 플랫폼 사업에 따르는 모든 리스크를 콘텐츠 영역으로 전가하려는 시도임을 명확히 밝히는 한편, ‘유료방송 콘텐츠사용료와는 법리적 성격이 전혀 다른 저작권료 개념의 지상파 재송신 대가까지 어설프게 콘텐츠사용료라는 범주에 일방적으로 포괄시켜 지상파 방송사의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시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지상파 방송은 IPTV협회에 이미 지난 15일 구체적 사유를 적시하여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에 대한 수용불가의 입장을 명확히 통보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TV사업자들은 지상파 방송의 입장을 철저히 묵살한 채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을 일방적으로 확정하여 발표했다.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상당수 유료방송 시장 내 콘텐츠사업자들도 이러한 IPTV의 일방통행과 아전인수에 적잖은 불만과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M&A로 유료방송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여 갑 중의 갑이 된 IPTV에게 공개적으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이 현재 대부분 콘텐츠사업자들의 현주소이다. 이것이 IPTV가 내세우는 상생이고 합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은 합리적 콘텐츠사용료의 기준 마련과 보호대상 콘텐츠사업자와의 상생 등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따져 살펴보면 격화된 미디어 경쟁 시장 속에서 IPTV사업자의 이익에만 일방적으로 복무하는 교언영색(巧言令色)에 다름 아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IPTV사업자의 총 배분대상 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배분대상 금액이란 IPTV사업자가 콘텐츠 확보에 필요한 수급비용의 자체적인 상한선을 정하겠다는 것인데, 이 상한선을 정하는 기준으로 기본채널수신료매출’, ‘홈쇼핑송출수수료매출등의 증감률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제시된 기준들은 향후 위축이 너무도 명백하게 예상되는 수치들이다. 다시 말해 IPTV가 향후 콘텐츠 라인업과 품질은 동일 수준으로 유지하되, 자신들의 영업 실적에 연동해 전체적인 콘텐츠 투입비용을 줄여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IPTV사업자들은 성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이익을 얻게 되는 반면 손해는 모두 콘텐츠사업자에게 전가가 되는 구조이며, 플랫폼사업자들의 경영상 잘못에 의한 결과조차 콘텐츠사업자의 희생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IPTV사업자는 콘텐츠 확보에 관한 모든 리스크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워지는 영속적인 구조를 구축하게 되는 반면, 콘텐츠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콘텐츠 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박탈당하고 서로에 대한 치열한 제로섬 게임만 벌이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사실 전체 배분대상 금액의 상한선을 논의하기 전에 먼저 검토되어야 할 사안은 현재 IPTV가 콘텐츠사업자들에게 지불하고 있는 대가의 수준이 그 가치에 적절히 부합하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케이블사업자나 글로벌OTT의 경우 통상 관련 매출의 60~70% 가량을 콘텐츠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반면, 국내 IPTV 3사의 기본채널사용료 지급 비율은 28.1%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또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인 SO69.4%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진다(2022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 기준). 이러한 현실 속에도 불구하고 객관적 데이터, 합리성, 상생이라는 그럴싸한 말을 내세우며 콘텐츠 수급 비용을 현행보다 더욱 줄여가겠다는 IPTV의 시도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콘텐츠사업자에게 있어 시장 가치에 맞는 정당한 콘텐츠 대가의 회수와 이를 활용한 재투자는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K-콘텐츠의 화려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핵심 콘텐츠 생산기지이던 방송사의 현실은 매우 위태롭다. 이러한 상황 속에 IPTV사업자만을 위한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이 일방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콘텐츠 가치에 맞는 정당한 대가 지불과 콘텐츠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 또한 파괴될 것이고 결국 방송 콘텐츠 시장은 황폐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OTT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성장이 정체되고 어두운 미래를 예견하는 IPTV의 위기의식 또한 이해가 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내 미디어 산업이 글로벌 OTT에 위협받고 있는 작금의 위기는 따지고 보면 IPTV사업자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던 넷플릭스가 유독 국내서는 몇 년간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국내 IPTV 사업자들이 앞다투어 제휴 상품을 내놓고 적극 홍보함에 따라 글로벌 OTT에 대한 접근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당시 협회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이러한 잘못된 선택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인 우려와 경고의 입장을 낸 바 있다.(2018.5.17., 2020.8.12.) IPTV가 맞은 위기의 원인이 다름 아닌 자신들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극복에 소요되는 비용을 이러한 방식으로 콘텐츠 사업자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는 정당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또한 협회는 지상파 재송신료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이라는 단일 산정 체계로 포괄하여 논의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둔다. ‘지상파 재송신료IPTV사업자와 PP 등 콘텐츠사업자 간 콘텐츠 제공 대가를 의미하는 콘텐츠 사용료와는 본질적으로 법적, 개념적 성격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콘텐츠 사업자인 동시에 지상파라는 견고한 송신 플랫폼을 지닌 플랫폼 사업자이기도 하다. ‘지상파 재송신료는 지상파 방송사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공중으로 송신한 방송을 별도의 계약 없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동시 재송신하는 행위가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법원의 일관된 판단에 따라 저작권법 제46조에 의거하여 지상파 동시 재송신에 대한 이용허락을 구하는 저작권료의 개념이다. 이러한 저작권료를 상호 수급 관계에 있는 유료방송 콘텐츠사용료의 산정기준과 일원화하는 것은 타당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현행 지상파 재송신에 관한 협상 질서는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10년을 뛰어넘는 장기간에 걸친 방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의 누적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협회는 이러한 법적 판단의 누적 결과로 형성된 시장 질서를 IPTV사업자가 자체 설정한 임의 기준으로써 흔들려고 하는 시도를 지속할 경우 헌법과 저작권법이 보장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아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이러한 IPTV의 불합리한 행태를 방조하는 것을 넘어 조장하고 있는 과기정통부의 IPTV 편향적인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IPTV 재허가 시 과기부가 제시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콘텐츠사용료 배분을 위해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한 콘텐츠사용료 산정기준과 절차 마련이라는 조건 자체가 사실상 IPTV사업자에게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띠고 있을 뿐 아니라 작년 말 발표를 공언했으나 미뤄지고 있는 유료방송 콘텐츠사용료 가이드라인의 최종안과 이번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의 핵심 내용이 사실상 일맥상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허가 조건이었던 만큼 과기정통부의 사전 검토 과정이 있었을 텐데, 그 과정에서도 콘텐츠사업자들의 입장을 고려한 과기정통부의 적절한 조치는 전혀 없었다. 그간 수많은 콘텐츠사업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IPTV를 중심으로 유료방송시장을 독과점화 시킨데 이어 콘텐츠 수급 비용 문제에 있어서까지 IPTV 이익만을 보호하려는 과기정통부가 하루 빨리 편향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전체 미디어업계의 발전을 위한 균형잡힌 정책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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