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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종교방송협의회] 중소방송을 지원하겠다던 예산은 어디로 증발했는가
2025-12-04

-종교방송협의회 성명서-

중소방송을 지원하겠다던 예산은 어디로 증발했는가.

증발해버린 지역·중소방송 지원 예산을 복구하고,

방송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보장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2026년도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운용계획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확정된 내용을 살펴보면 여야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공언했던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우리는 중소방송이 처한 절박한 현실이 이번 기금운용계획안 처리 과정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여당은 방발기금 내 아리랑국제방송과 국악방송 지원 예산 1575400만 원을 전액 삭감하고, 해당 재원을 고스란히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지역 및 중소방송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쓰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합의로 아리랑·국악방송 지원 예산을 삭감한 방발기금 운용계획안을 예결위로 올렸고, 그간 반대입장이던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이번에는 문체부 일반예산에 아리랑·국악방송 지원 예산을 포함시키며 화답했다.

 

사실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는 아리랑·국악방송을 방발기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기금 목적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방송계의 해묵은 숙제가 해결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일 본회의에서 확정된 기금운용계획안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삭감된 150억 원이 넘는 예산은 도대체 어디로 증발했는가?

 

이번에 확정된 ‘2026년도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수정안을 보면, 방발기금에서 지역·중소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예산은 기존의 정부안 대비 5억원 증액에 그쳤다. 그 외 증액된 내역은 경북시청자미디어센터 구축 예산이 25억 원 증액된 것이 전부이다. 나머지 재원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생존의 기로에 선 중소방송사들에게 고작 5억 원의 증액은 현장의 위기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한, 실효성 없는 조치일 뿐이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조성 목적은 방송통신의 진흥과 공공복리 증진이다. 거대 OTT 자본의 공세 속에서 지역·중소방송사들에게 이번 예산은 단순한 지원금을 넘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고 제도적 생존 기반을 마련할 마중물이다. 어렵게 마련된 재원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흩어지고, 정작 필요한 곳에 투입되지 않은 현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취지를 몰각하고 지역·중소방송의 기대를 저버린 이번 예산 처리에 큰 우려를 표명하며, 국회 및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당초 계획과 달리 지역·중소방송 지원 예산 증액이 극히 소폭에 그친 명확한 사유를 밝혀달라.

 

추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증발해버린 지역·중소방송 지원 예산을 복구하고, 방송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보장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특히 라디오를 기반으로 한 중소방송은 다양성, 지역성을 함양하며 사회통합이라는 공익적 역할을 묵묵히 감당해 왔다. 이 땅의 방송 생태계가 송두리째 외국 자본에 장악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기금은 목적과 필요에 부합하는 곳에 쓰여야 할 것이다.

 

2025124

 

종교방송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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