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통합 플랫폼으로 K-오디오 콘텐츠 경쟁력 내재화해야” 국회·학계·정부·업계 ‘한목소리’
영상콘텐츠 생태계에 이어 국내 오디오 생태계마저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랫폼에 잠식될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업자별로 파편화된 국내 오디오 콘텐츠 제작과 디지털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여 데이터 중심의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청취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데 국회와 학계, 정부, 업계가 한목소리를 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이정헌 의원은 한국방송협회, 한국방송학회,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함께 21일 국회에서 <K-라디오의 미래, K-글로벌 오디오 플랫폼 세미나>를 개최하고, K-pop과 K-오디오 콘텐츠의 위상이 자국 오디오 플랫폼 안에 머무를 수 있는 미래형 오디오 인프라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이정헌 의원은 축사를 통해 “국내 라디오는 각 방송사별로 분절된 앱 생태계 하에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 또한 지체되어 왔다”며, “개별 사업자의 노력만으로 방송의 공공성과 산업의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일을 완수하기 어렵기에, 국회가 K-라디오 산업의 대전환을 위한 정책적・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한국방송협회 방문신 회장은 축사를 통해 “유럽, 일본, 호주 등 해외 주요국들은 통합 플랫폼을 활용해 디지털 시대에도 라디오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라디오 100주년을 목전에 둔 지금이 공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 투자가 이뤄져야 할 골든타임”이라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광재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지난 100년간 국민의 곁을 지킨 대표적 필수 공공 매체인 라디오가 디지털 시대에 점점 보이지 않는 매체가 되어간다”며, “글로벌 오디오 플랫폼의 공세와 카인포테인먼트의 디지털화 가운데 국내 라디오가 겪고 있는 구조적 위축은 ‘듣는 콘텐츠’라는 자체적 한계가 아닌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응의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미 영국과 호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은 일찌감치 라디오플레이어(Radioplayer)와 리스너(LiSTNR), 라지코(Radiko) 등 라디오 통합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대응력을 확보했고, 그 결과로써 24년 기준 국내 라디오에 비해 해외 주요국 라디오 매체 광고비는 4.5배~6.6배, 라디오 이용률은 2.9배~4.8배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해외 주요 사례와 달리 국내에서는 음성 매체의 ‘디지털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사실상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통합 플랫폼 구축과 동시에 커넥티드 환경 하에서도 라디오가 쉽게 발견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라디오 접근권’의 명문화와 타이틀스폰서 및 간접광고 등의 광고규제 정비 등이 함께 입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강신규 코바코 책임연구위원은 “통합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청취 데이터를 기존 청취율 조사 및 광고 판매 체계와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데이터가 쌓여도 광고 상품과 연결되지 않을 경우 측정은 되지만 팔리지 않는 매체로 남을 수 있어 ‘거래 가능한 매체’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재윤 MBC 오디오디지털전략담당은 “과거 라디오에서는 하나의 디바이스 안에서 여러 채널을 손쉽게 옮겨다닐 수 있었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각사별 앱으로 분절되어 있어 사실상 접근성이 과거보다 퇴보한 셈”이라 진단하며, “디지털 환경에서 통합적으로 측정된 데이터가 수익으로 충실히 연결될 수 있도록 산업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렬 SBS 라디오1CP 부장은 “각 방송사도 개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이 아닌 특정 방송사의 데이터라는 한계 속에 광고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며 “통합 플랫폼을 통해 통일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라디오 광고의 가치를 높이고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예은 오비고 콘텐츠사업본부장은 “통합 플랫폼은 차량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라디오뿐 아니라 팟캐스트, 오디오북, AI음악 등 다양한 소리 콘텐츠로 확장되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공적 매체에 대한 통합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에 비해 라디오 방송사의 투자 여력은 미흡한 상황이므로 정부 차원의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형철 방미통위 디지털방송미디어정책과장은 “방송 산업의 혁신을 위한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구조적인 제약으로 좌초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