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확인한 지상파의 명불허전 광고 효과
국내 최초 최근 IPTV 시청데이터 분석 결과, 최대 200만 가구 이상 동시 시청 검증
광고효율성 지표 CPM에서 유튜브 대비 2배 이상, 넷플릭스 대비 10배 가량 경쟁력 높아
디지털 전성시대에도 여러 광고 매체 중 여전히 지상파 방송광고가 가장 높은 효율성과 파급력을 갖는다는 것이 객관적인 데이터로 제시됐다.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SBS M&C, 한국방송협회 등 6개 기관은 24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다시, 지상파 광고: 효과의 재발견과 개선과제’ 세미나를 공동 개최하고, 지상파 광고의 효율성과 영향력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방문신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지상파 광고를 재조명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지상파 광고의 실제 효과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 회장은 “광고 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며 한때 ‘지상파는 낡고 비효율적인 마케팅’이라는 주장까지 퍼지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다시 확인한 객관적 데이터는 이러한 주장이 적잖은 오류와 오해, 과장된 선입견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지상파 광고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신뢰성과 도달성,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라며 “특히 광고의 신뢰성 측면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최고 브랜드 홍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로 보는 지상파 방송광고의 효율성 및 경쟁력 진단’을 주제로 한 첫 발제는 김활빈 강원대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지상파 등 방송광고 매출이 하락 추세에 있지만, IPTV 시청데이터와 플랫폼별 광고효율성(CPM : Cost Per Mille, 광고 1천 회 당 노출 비용) 비교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상파 TV 광고는 여전히 다른 매체에 비교해 압도적인 효율성과 광고효과를 가진 광고수단”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 환경과 방송 시청행태의 변화에 따라 상당수의 광고주들이 OTT광고가 타깃팅, 가격, 광고효율성의 측면에서 방송광고보다 우월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괴리가 큰 인지오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내 최초로 IPTV 3사의 실시간 시청데이터를 확보하여 분석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IPTV 시청데이터 분석 결과 지상파 중간광고는 단 1회 15초 광고만으로도 약 200만 가구에 동시 도달할 수 있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광고수단”이며 “콘텐츠별 조회수 편차가 큰 유튜브와 달리 지상파 광고는 안정적인 노출수가 보장되는 도달력을 가진 것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IPTV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지상파 광고의 강점은 기존 표본조사 방식의 시청률 자료에서는 0%로 집계되던 시간대에서조차 실제로는 약 5~9만 가구 정도의 안정적인 시청이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된 점”이라며, “기존 시청률 조사방식으로는 지상파 광고의 효과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광고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CPM을 각 매체별로 비교하며 지상파 광고의 높은 비용 효율성을 제시했다. 15초 동영상 광고상품 기준으로 유튜브 인스트림(구글애즈)의 광고 판매가가 약 8,000원, 넷플릭스의 광고 판매가가 29,000원에 달하는 반면, 지상파3사 광고의 평균 CPM은 2,927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비용효율성의 측면으로도 지상파 광고가 타 매체 광고 대비 월등히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광고의 주요 타깃 변화 필요성’ 주제로 두 번째 발제에 나선 황성연 닐슨코리아 박사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20–49세 구성비는 2000년 50.40%에서 2023년 41.27%로 감소했다”며 “전통적 ‘2049’ 대신 새로운 목표 시청자를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는 “2002년 P세대였던 ‘파워 50s(파워 피프티)’가 이제는 소비력과 여가 시간을 겸비한 새 마케팅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인구구조와 TV 시청세대 변화를 감안하여 ‘파워 50s’ 세대를 포함해 광고 전략과 시청률 평가기준을 재설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효성 있는 광고규제 완화 방안’을 주제로 세 번째 발제를 맡은 박성순 배재대 교수는 “미디어 시장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광고 규제는 여전히 과거 독과점 시절 논리에 묶여 있다”고 비판하며, “기존 규제에서 누더기식 규제 개선에 나설 것이 아니라, ‘원칙적 허용, 예외적 규제’ 방식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 등 보다 근본적인 차원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실질적인 규제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 방안으로 ▲ 프로그램별 총량 기준이 아닌 하루 총량 기준의 ‘자율적 일 총량제’의 도입 ▲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중간광고의 횟수 및 방법의 자율화 ▲ 간접·가상광고 크기 및 기준 완화를 제안하며, “방송이 디지털 매체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권예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은 “지상파 광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며, “지상파 방송 광고의 신뢰성, 공신력, 자연스러운 노출 등 효과성, 효율성 측면에서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동후 중앙대 교수는 “소비자의 인지 차원과 생각 전환 측면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데 TV만큼 효과적인 매체는 없다”며 “소비자와 시장의 자율 하에 스스로 전략을 구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시장을 믿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창희 디지털정책산업연구소장은 “지상파가 수행했던 가장 중요한 공적 책무는 오랜 기간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해 왔던 것”이라며, “아직도 지상파는 전체 매출 대비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는 주체“라고 강조했다. 노 소장은 ”문화강국으로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현 시점에 이러한 콘텐츠 제작 책무가 갖는 중요성에 대한 환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송영아 한림대 교수는 “송출 플랫폼을 기준으로 광고 규제를 나누는 현행 방식은 이용자 보호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며, “규제를 성실히 지켜온 쪽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동일한 콘텐츠라면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어 공정경쟁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SM C&C 본부장은 “넓은 커버리지를 갖고 있는 지상파 광고는 범용적 입지나 이슈 생성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며 “디지털 매체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TV 매체만이 지나친 규제를 받고 있는데, 변화한 환경에 맞게 방송 규제도 완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창환 연세대 교수는 “간접광고는 잘만 적용하면 다른 광고 유형에 비해 시청 방해요소는 적은 반면 효과가 큰 방법이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 광고의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광고 규제 완화를 통한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시청권 향상”이라고 강조했다.